혼자 떠나는 프랑스 여행은 마음 내키는 대로 먹고 쉬는 자유가 최고의 장점입니다. 이 글은 호1인 여행자를 위한 실전 미식 가이드로, 아침의 크루아상부터 치즈와 피크닉, 부담 없이 즐기는 길거리 음식까지 꼭 먹어야 할 메뉴와 현지 주문 요령, 예산 팁, 에티켓을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이 3가지만 제대로 즐겨도 프랑스의 맛과 일상을 내 여행 리듬에 맞춰 만끽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하는 프랑스 미식 여행 : 베이커리
프랑스에서 하루를 시작한다면 동네 ‘불랑주리(boulangerie)’부터 들르는것을 추천합니다. 유럽 체인보다 동네 빵집이 가격도 합리적이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유리창에 ‘Boulangerie’와 ‘Pâtisserie’가 함께 쓰여 있다면 빵과 페이스트리를 모두 취급한다는 뜻. 입구에 일일 굽는 시간대가 적혀 있기도 하니, ‘아침 굽기’ 직후 방문하면 바삭한 크루아상과 고소한 버터 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주문은 심플합니다. “Bonjour. Un croissant s’il vous plaît.”(봉주르. 앙 크루아상 씰 부 플래) 크루아상은 기본(내추럴)과 ‘au beurre(오 뵈르 : 버터)’가 있고, 초콜릿이 들어간 ‘pain au chocolat’(팽 오 쇼콜라), 아몬드 크림을 더한 ‘croissant aux amandes’(크루아상 오 자멍드)도 인기입니다. 바게트는 ‘tradition(트라디시옹)’과 일반 바게트가 있는데, 트라디시옹은 밀가루·물·소금·이스트만 써서 향과 식감이 더 깊고 가격은 약간 높습니다. 반 덩이만 원하면 “Une demi-baguette”(윈 드미 바게뜨)라고 말하면 됩니다. 굽기 정도를 선호대로 요청하려면 “bien cuit(비앙 쿠이 : 진하게), pas trop cuit(빠 트로 쿠이 : 덜 구움)”를 써보세요. 1인 여행자라면 바게트와 간단한 ‘jambon-beurre(장봉 뵈르 : 햄버터 샌드위치)’를 포장해 공원에서 먹는 것도 최고입니다. 아침 세트로 크루아상 1개, 에스프레소 1잔, 주스까지 해도 현지 베이커리에선 합리적인 가격대에 해결됩니다. 긴 줄이 보인다면 현지인 사이 평이 좋다는 의미일 때가 많지만, 회전이 빠르니 부담 갖지 마세요. 계산은 보통 카운터에서 하고, 팁은 필수 아님. 자리 이용 시 “Sur place(쒸르 플라쓰 : 매장), à emporter(아 엉포르테 : 포장)”만 분명히 하면 됩니다. 글루텐이나 버터에 민감하다면, 바게트 대신 ‘pain de campagne(팽 드 깡파뉴 : 시골빵)’처럼 산미 있는 통밀류를 선택해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침에 너무 달게 시작하기 싫다면 설탕을 넣지 않은 카페 크렘(우유 커피)나 필터 커피를 주문해 균형을 맞춰 보세요.
피크닉의 완성 치즈
프랑스 치즈의 세계는 방대하지만, 1인 여행자라면 2~3가지로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먹기 편합니다. 동네 ‘프로마주리(fromagerie)’에 들어서면 냄새부터 가관인데, 겁낼 필요 없습니다. “un petit assortiment pour une personne(앙 프띠 아쏘르띠멍 푸르 윈 페르손느 : 1인용 작은 모둠)”을 주문하면 취향에 따라 잘 골라 줍니다. 스타일을 나눠 하나는 단단한 하드(예: Comté, Beaufort), 하나는 소프트(예: Camembert de Normandie, Brie de Meaux), 마지막으로 블루(예: Roquefort)나 워시드(예: Reblochon, Époisses)로 균형을 맞추면 누구나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양은 너무 욕심내지 말고 각 80~100g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램 단위가 낯설면 “Cent grammes( 썽 그람 : 100그램)”라고 하면 됩니다. 컷팅 예절도 간단히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쐐기 모양의 치즈는 끝(향이 가장 진한 ‘코’ 부분)만 도려내지 않고 전체 폭이 고르게 남도록 사선으로 잘라야 합니다. 동그란 카망베르는 피자처럼 등분하면 되고, 브리도 중심부터 가장자리까지 맛의 강도가 달라 균형 있게 써는 게 매너입니다. 곁들임으로는 작은 피클 ‘cornichons(코르니숑)’, 무염버터 혹은 ‘beurre cru(뵈르 크뤼 : 생버터)’, 살라미·잠봉 같은 샤르퀴트리(가공육)를 소량 추가하면 완벽합니다. 와인을 곁들이고 싶다면 글라스 판매가 있는 ‘카브(cave)’나 와인 바에서 한 잔만 즐기거나, 공원 피크닉 시엔 낮 도수의 화이트(뤼와르 소비뇽 등) 혹은 라이트 레드(보졸레) 한 병을 사서 플라스틱 컵으로 나눠 마셔도 무난합니다. 호텔 보관은 종이 포장을 겹겹이 싼 뒤 미니바에서 가장 냄새가 덜 새는 서랍칸에 넣고, 다음 날까지만 소비하세요. 냄새 걱정되면 방수 지퍼백을 이중으로 준비하면 좋습니다. 예산은 치즈 세 가지에 바게트, 코르니숑까지 합쳐도 현지 기준 합리적으로 구성 가능합니다. 시간 없다면 대형 슈퍼의 치즈 코너에서 AOP 표기가 있는 제품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부담 없이 맛보는 길거리 음식
혼자 여행할 때 가장 유용한 건 길거리 음식입니다. 파리에서는 ‘crêpe(크레프)’가 대표적이죠. 달달한 디저트 크레프(설탕·누텔라·레몬)도 좋지만, 메밀 반죽의 짭짤한 ‘galette complète(걀레뜨 콩플렛뜨 : 에멘탈·햄·달걀)’는 간단한 한 끼로 든든합니다. 마레 지구의 팔라펠 샌드위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삭한 팔라펠과 채소, 타히니 소스가 꽉 차 있고, 매운 소스 추가도 가능합니다. 빵이 부서지지 않게 반쯤 먹을 때까지 종이를 단단히 잡고 먹는 요령을 익히면 옷을 덜 지저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남프랑스로 향한다면 니스의 ‘socca(소카, 병아리콩 반죽 팬케이크)’와 참치·올리브·채소가 들어간 ‘pan bagnat(빵 바냐)’가 현지인 간식의 정수입니다. 마르세유에선 ‘bouillabaisse(부야베스)’가 유명하지만 노점보다 합리적 ‘뷔용(Bouillon)’ 스타일 식당에서 점심 세트로 맛보는 편이 가격 대비 만족이 큽니다. 예산을 관리하려면 점심에 ‘Formule’ 또는 ‘Menu du jour(오늘의 메뉴)’를 노리세요. 메인+디저트 조합이 단품보다 저렴하고, 1인도 거리낌 없이 주문할 수 있습니다. 결제는 대부분 카드가 가능하지만, 작은 푸드 카트는 현금을 선호하기도 하므로 소액을 준비하세요. 팁은 의무가 아니고, 만족했다면 잔돈 정도만 두면 충분합니다. 안전을 위해 야간 늦은 시간 인적 드문 골목에서 먹으며 걷기보다는 밝은 광장이나 공원 벤치를 추천합니다. 휴지, 손 소독 티슈, 작은 물병은 늘 가방에 챙겨 두면 불필요한 구매를 줄이고 깔끔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프랑스 미식 여행은 아침의 크루아상, 치즈 피크닉, 길거리 음식만 잘 골라도 만족도가 크게 오릅니다. 동네 베이커리·프로마주리·크레프리를 지도에 저장하고, 오늘 한 끼는 ‘현지인처럼’ 주문해 보세요. 작은 시도들이 여행의 맛을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