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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 미식 여행 핀초스,먹물밥, 치즈케이크

by richmama4 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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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는 스페인에서도 유난히 진한 미식의 땅입니다. 이 글은 핀초스, 먹물밥, 바스크 치즈케이크로 완성하는 도노스티아(산세바스티안)·빌바오 중심의 ‘미식 버킷리스트’를 현실 팁과 함께 안내합니다. 가격대, 주문 요령, 추천 시간대까지 신경 써서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맛있고 알찬 하루가 될 것입니다.

 

바스크 미식 여행 핀초스

핀초스

핀초스는 바스크 미식의 첫 관문이자 여행 동선 자체를 바꾸는 ‘바’ 문화입니다. 기본은 바 카운터에 놓인 접시들에서 눈으로 고르고, 직원에게 메뉴 이름을 말해 접시에 담아 받거나 즉석조리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올리브·고추·안초비를 한 꼬치에 꽂은 ‘힐다(Gilda)’, 크랩미트 구이 ‘찬구로(txangurro)’, 고소한 감자 토르티야, 대구요리(바칼라오 bacalao), 오징어(치피론 chipiron) 등이 있습니. 산세바스티안(도노스티아) 파르테 비에하(올드타운)와 빌바오의 플라사 누에바 일대가 성지로,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여러 장소를 짧게 도는 ‘초르로테오/칙 키테오’가 정석입니다. 핀초스 가격은 보통 2~4유로, 따끈한 즉석 메뉴는 4~7유로 선이며, 생선·고기 수준에 따라 조금 더 오릅니다. 잔술은 바스크산 상큼한 화이트 와인 ‘차콜리(Txakoli)’나 맥주 ‘카냐’를 곁들이면 궁합이 좋습니다. 계산은 떠나기 직전에 한 번에 하는 편이 자연스럽고, 바에 쌓인 꼬치 이쑤시개로 수량을 세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직원이 기억하거나 바로바로 찍어 둡니다. 인기 바는 피크 시간(20:30~22:00)에 매우 붐비므로 현지인처럼 12:30~14:00 점심 타이밍이나 이른 저녁 19 시대에 시작하면 비교적 여유롭습니다. 주문 팁은 ‘미디어 라시온(하프)’ 또는 ‘라시온(플레이트)’ 여부를 먼저 묻고, 따뜻한 핀초스는 “레코멘 다시 온(추천)으로 2~3개만”처럼 가볍게 맡기는 것. 위생·예절로는 사용한 냅킨을 바닥에 버리는 오래된 관습이 일부 남아 있지만 요즘은 테이블에 두었다가 직원이 치우는 흐름이 많습니다. 산책 동선은 라 콘차 해변→올드타운→그로스 지구 순으로 잡으면 바다·바·디저트 코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비건·알레르기(견과·조개) 표기는 메뉴판에 표시된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 직원에게 “신세 글루텐?”(글루텐)처럼 간단히 확인하면 안전합니다.

 

먹물밥

‘먹물밥’ 하면 발렌시아·카탈루냐의 아로스 네그로를 떠올리지만, 바스크 해안에서도 오징어 먹물 풍미를 즐기는 법을 따로 발전시켰습니다. 현지에서는 오징어 먹물 스튜 ‘치피로네스 엔 수 틴타(chipirones en su tinta)’에 밥을 곁들이거나, 철판에 지은 흑빛 라이스를 ‘칼도소(자작)’ 상태로 내는 집이 많습니다. 좋은 먹물밥은 표면이 윤기 나고 밥알이 퍼지지 않으며, 씹을 때 먹물의 감칠 과 바다 내음이 올라오면서 입안이 텁텁하지 않습니다. 밥 품종은 보통 스톡을 잘 먹는 ‘봄바’나 유사 중립종을 쓰며, 베이스 육수는 생선·갑각류·야채를 오래 고아 만든 ‘피스카도 펀도’가 핵심입니다. 접시는 1인 14~25유로 전후, 2인 이상 최소 주문을 요구하는 곳도 있으므로 런치 시간(13:30~15:30)에 예약해 두면 안정적으로 맛볼 수 있습니다. 바스크식 먹물 요리는 종종 오징어를 통째로 속 채워 조리하거나, 양파를 길게 캐러멜라이징해 단맛을 끌어올린 뒤 먹물·화이트와인·피시 스톡을 순서대로 넣어 농도를 잡습니다. 곁들이기는 바스크의 청사과 향 화이트 ‘차콜리’가 기름짐을 깔끔히 잘라 줍니다. 입이 검게 물드는 것을 걱정하면 물티슈를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세바스티안의 바-레스토랑들은 점심에 라이스, 저녁엔 핀초스 중심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일정에 따라 점심에 먹물밥, 해 질 녘에 핀초스로 이어가는 ‘하프·하프’ 구성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빌바오에서는 강변 구겐하임 일대보다 구시가 쪽이 가격 대비 만족이 좋은 편이며, 현지인 평으로 ‘쌀이 설익지 않고 스톡 향이 깊다’는 평가가 많은 집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치즈케이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바스크 치즈케이크’의 본고장은 도노스티아입니다. 겉은 까맣게 올라온 캐러멜화, 속은 크리미 한 커스터드와 치즈의 산미가 어우러지며, 뜨겁게 굽되 중심부는 미세하게 흔들릴 정도로 굽기를 마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지에서는 ‘카르타 데 케소’로 주문하며, 조각(포르시온) 또는 한 판(엔테라) 구매가 가능합니다. 조각 가격은 보통 5~8유로, 커피 한 잔과 세트로 8~11유로 선. 줄이 긴 집은 오후 16~18시 사이 대기가 덜하고, 금·토보다는 화~목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가장 맛있게 먹는 온도는 실온에 가깝게 두어 크림치즈 풍미가 살아날 때이며, 냉장 보관 후에는 10~15분 꺼내 두었다가 먹으면 식감이 부드럽게 돌아옵니다. 함께 곁들이는 음료로는 산미 있는 에스프레소(카페 솔로), 우유 한 방울의 코르타도, 혹은 달콤한 쉐리와인 한 잔도 잘 어울립니다. 맛 포인트는 설탕의 캐러멜 향, 크림·치즈·계란의 균형, 바닥 크러스트 유무(현지는 크러스트 없이 굽는 곳이 많음). 여행 동선상으로는 점심 이후 라 콘차 해변 산책을 하고, 해가 누그러질 때 디저트 타이밍을 잡으면 사진·휴식·동선이 모두 좋습니다. 테이크아웃 시 종이 상자 바닥에 유산지를 한 겹 깔아 달라고 하면 들러붙음을 줄일 수 있고, 호텔 냉장고 냄새가 배지 않도록 지퍼백에 한 번 더 봉해 보관하세요. 동일 이름이라도 집집마다 레시피가 달라 농도·당도 차이가 나니, 한 조각씩 2곳 비교 테이스팅을 하면 ‘내 취향의 바스크’를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스크 미식의 핵심은 낮엔 먹물밥으로 깊이를, 저녁엔 핀초스로 다양함을, 마무리는 치즈케이크로 달콤한 쉼표를 찍는 리듬입니다. 위 팁대로 시간·예산·동선을 맞추면 실패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지도에 바를 찍고, 내 취향의 코스를 완성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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