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을 여행한다면 단 세 가지 음식으로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학센의 바삭한 껍질과 육즙, 프레첼의 윤기와 쫄깃함, 그리고 바이젠의 향과 부드러움. 현지 주문 문구와 실전 팁, 실패 없는 조합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학센
학센(Schweinshaxe : 슈바이네학센)은 바이에른 식탁의 상징이자, ‘겉바속촉’의 모든 교과서를 보여 주는 로스트 포크입니다. 흔히 돼지의 정강이(앞·뒷다리)를 사용하며, 껍질은 충분히 건조하고 소금·후추·캐러웨이·마늘로 간을 한 뒤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익혀 콜라겐을 풀고, 마지막에 고온으로 ‘크러스트(껍질 갈라짐)’를 터뜨리는 방식이 정석입니다. 접시에는 사우어크라우트, 감자 크뇌델(Kartoffelknödel : 감자 완자) 혹은 구운 감자가 곁들여지며, 그레이비 스타일 소스가 따르는 집도 많습니다. 주문은 간단합니다. “Eine Schweinshaxe, mit Kruste, bitte(아이네 슈바이네 학세 밋 크루스테, 비테.).”라고 하면 껍질이 확실히 바삭한 버전으로 제공될 확률이 높고, 바삭함을 오래 즐기려면 “Soße separat, bitte.(소쎄 세파랏, 비테)”라고 소스를 따로 달라고 하면 됩니다. 학센은 크기가 커 1인 1개가 과할 수 있으니 둘이서 하나를 나누고 사이드를 추가하는 방식이 가성비와 만족감 모두 좋습니다. 썰 때는 제공된 톱니형 칼로 껍질을 먼저 잘게 분할해 살코기와 섞어 먹는다면 질김 없이 바사삭한 식감과 촉촉한 육즙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곁들임은 겨자(Senf : 젠프)와 레무라 스타일 소스, 산미 있는 사우어크라우트가 기름진 맛을 정리해 주어 균형이 잡힙니다. 지방이 많은 부위 특성상 느끼함이 걱정된다면 빨간 양배추 절임(Rotkohl : 롯콜)이나 사과 무스 같은 달콤한 사이드를 활용하면 됩니다. 점심에는 하프 포션이나 슈니첼로 가볍게, 저녁에는 학센 중심으로 여유 있게 느긋한 한 끼를 완성하는 구성이 좋습니다. 메뉴판에서는 Haxe, Haxn(바이에른 방언)으로 표기되니 표기를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맛집을 고를 때는 오픈키친에서 학센이 회전하는 ‘슈피스(Spieß)’를 두고 있는지, 접시가 나왔을 때 껍질이 칼로 가볍게 탁탁 부서지는지 체크하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맥주와의 페어링은 둔켈(dunkel : 진한 라거)이나 바이젠이 가장 무난하며, 술이 부담되면 알코올프라이(무알코올) 옵션을 활용해도 맛의 윤곽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팁 문화는 잔돈 반올림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더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학센은 ‘껍질의 터지는 소리’와 ‘살코기의 부드러운 저항감’이 동시에 느껴질 때 완성됩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서빙 직후 바로 칼을 대고, 껍질과 살코기를 일정 비율로 한 입에 담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프레첼
프레첼(Brezn/Brezel)은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빵으로, 윤기 나는 갈색 껍질과 굵은 소금 결정, 매끈한 고리 모양, 그리고 두툼한 ‘배’ 부분의 촉촉한 결이 핵심 매력입니다. 이 윤기는 알칼리 용액(Laugen : 라우게) 처리로 생기며,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남는 독특한 식감을 만듭니다. 바이에른에서는 ‘브레츤(Brezn)’으로 발음되기도 하니, 빵집에서 “Eine Brezn, bitte. Noch warm?(아이네 브레츤, 비테. 노흐 밤?)”이라고 물어 갓 구운 것을 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쉬운 즐기는 법은 버터를 듬뿍 넣은 ‘부터브레첼(Butterbrezn)’이고, 페스트리처럼 휘황찬란하지 않아도 오바츠다(Obatzda, 카망베르·버터·파프리카 파우더로 만드는 치즈 스프레드)와의 조합은 단짠과 고소함의 균형이 좋습니다. 아침에는 바이스부어스트(Weißwurst : 흰 소세지)와 달콤한 겨자(Süßer Senf : 슈써 젠프), 프레첼을 함께 먹는 구성이 클래식한 바이에른식. 점심에는 라우겐슈탕겐(Laugenstange : 길쭉한 프레첼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거나, 라우겐젬멜(Laugensemmel, 번 형태)을 골라 햄·치즈를 끼워 한 끼를 완성하기 좋습니다. 관광지에서 파는 ‘거대 프레첼’은 사진에는 좋지만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동네 빵집의 중간 크기를 고르면 껍질과 속의 대비가 가장 안정적입니다. 비닐봉지는 수분이 차 껍질의 크러스트가 죽기 때문에 종이봉투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식감이 가라앉았을 때는 분무기로 표면에 물을 아주 가볍게 뿌린 뒤 180℃ 예열한 오븐에 2~3분 정도 살짝 구워주면 금방 살아납니다. 소금을 줄이고 싶다면 “mit wenig Salz(밋 베닉 잘쯔 : 소금 조금)” 또는 “ohne Salz(오네 잘쯔 : 소금 없이)”로 주문 가능합니다. 프레첼은 단독으로도 좋지만, 학센·슈니첼·소시지 플레이트의 탄수화물 파트로 활용하면 기름진 맛을 정리하고 소스와도 훌륭히 어울려서 추천합니다. 여행 사진을 남길 계획이라면 갓 구운 프레첼의 윤광이 사라지기 전 자연광 아래에서, 소금 결정과 크로스 된 고리의 그림자를 살려 촬영하면 보기에도 맛있어 훌륭한 사진이 완성될 것입니다. 결국 프레첼의 정답은 화려함이 아니라 ‘따끈할 때 간단히, 그러나 다양하게’ 즐기는 데에 있습니다.
바이젠
바이젠(Weizenbier/Weißbier)은 밀 비율이 높은 상면발효 맥주로, 효모가 만들어내는 바나나·정향·바닐라를 닮은 향이 특징입니다. 이 향은 복잡한 화학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한마디로 ‘과일껍질 같은 달큰함과 은은한 향신’으로 요약됩니다. 거품은 미세하고 풍성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고, 기름진 학센이나 짭짤한 프레첼의 염도를 둥글게 완화시킵니다. 스타일은 효모가 살아 있는 헤페바이젠(Hefeweizen), 깔끔하게 여과한 크리스털바이젠(Kristallweizen), 몰트가 더 짙은 둔켈바이젠(Dunkelweizen), 농밀한 바디의 바이젠복(Weizenbock)까지 다양합니다. 서빙 온도는 6~8℃가 적당하며, 전용 긴 유리잔을 사용해 병목을 잔 입구에 대고 천천히 기울여 따른 뒤 마지막 잔여액을 살짝 회전시켜 효모를 일으켜 부어 주면 향과 질감이 살아납니다. 낮 시간대 비어가르텐에서는 0.5L(‘할베스 리터’)가 무난하고, 축제 분위기에서는 1L 머그(마스, Maß)도 흔합니다. 주문은 “Eine Halbe Hefeweizen, bitte.(아이네 할베 하프바이젠, 비테)”로 간단하며, 더운 날에는 레모네이드와 반반 섞은 러슨(Ruß’n)이 청량합니다. 술이 약하거나 운전을 앞두었다면 알코올프라이(alkoholfrei) 바이젠을 선택해 체험의 윤곽을 지키면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음식 페어링은 학센·슈니첼·소시지 플레이트, 아침에는 바이스부어스트·프레첼과의 조합이 특히 빛이 납니다. 건배는 “Prost!”(프로스트)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좌석은 자유 착석에 합석 문화가 흔하니, 빈자리를 묻고 앉는 “Ist hier frei?” (이스트 히어 프라이?) 같은 가벼운 독일어 표현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계산 시에는 테이블에서 직원이 단말기를 들고 오므로 좌석에서 바로 결제하거나 현금으로 결제합니다. 흡연은 정해진 구역에서만 허용되는 경우가 많고, 니히트 라우허(Nichtraucher, 금연) 표기가 있는 실내에선 흡연이 금지됩니다. 맥주를 마시지 않는 동행이라면 사과 탄산수(Apfelschorle : 압펠숄레), 콜라+오렌지 섞은 스페치(Spezi), 허브 향의 파스브라우제(Fassbrause) 같은 무알코올 음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니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바이젠의 매력은 결국 향·거품·분위기의 삼박자에 있습니다. 한 모금을 넘길 때 코로 먼저 향을 들이마시고, 거품이 입천장에 부드럽게 닿는 순간을 느끼며, 나무 테이블과 푸른 공원의 배경까지 함께 즐긴다면 그 한 잔이 여행의 기억이 될 것입니다.
여행 동선에 ‘학센 한 접시, 프레첼 한 개, 바이젠 반 잔’을 배치하면 뮌헨의 맛 지형이 또렷해집니다. 본문 주문 문구를 캡처해 바로 써 보고, 점심·저녁을 나눠 페어링을 바꿔 보기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독일 바이에른의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